태어나서, 처음으로... (내 기억에 한해서는)
주일날,
교회를 가지 않았다.
사정이 있어서,
바빠서,
다른 더 중요한 일이 있어서,
...
그래서 일부러 안 가지는 않았다.
까먹어서,
자다가,
다른 더 중요한 일을 하다가,
...
못 가지도 않았다.
모두가 각자 교회로 가고 나서,
나 혼자 남아서,
말씀을 묵상했다.
"너희는 거룩하신 자에게서 기름부음을 받고 모든 것을 아느니라"
그리고,
아주 오랜만에,
정말,
거의 몇 년 만에,
아무런 욕심이나 세상적인 고민 없이,
기타를 잡고,
먼지 쌓인,
중학교 때,
스캐너를 사는 대신에,
20권을 구입했던,
많은 물 소리 Y2K를 펼쳤다.
그리고 처음부터 넘기면서,
찬양을 했다.
두 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내가 그들과 함께 한다...
...고 하셨는데,
한 사람이,
정말 너무나 원해서,
너무나 갈망해서,
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 곳에는...
... 그래도 계시지 않을까 싶었다.
그리고서,
"겸손"에 관한 말씀을 들었다.
"나는 겸손하다"는 말은 할 수가 없는 말이라고 했다.
"나는 한 없이 자만하지만, 주님 안에서 겸손하려고 끝 없이 노력한다"...
감정에 젖어서 눈물을 흘리거나,
은혜 받았다고 큰 소리로 기도하거나,
과거를 회상하면서 지난 신앙 생활을 애틋하게 기억하거나,
... 그러지 않았다.
나와 그분만이 알고 있는,
그런 '나'라는 아이를 떠올리며,
내 자신을 한 없이 부끄러워했다.
그리고,
회개했다.
맨날 이리저리 들이댔던 손가락을,
오늘,
태어나서 처음으로 교회를 가지 않은 주일에,
나는 나 자신에게 들이댔다.
교회를 가지 않았지만,
그 어느 주일보다도 더,
그분과 가까워졌다.
사실,
오늘.. 아침을 먹고나서,
아주 잠깐, ...
항우울제를 먹어야 되지 않을까... 싶은 생각이 들었었다.
...
... 오늘은 그런 아침이었다.
나,
다른건 다 필요 없고,
조금만 더,
... 하루에 조금씩이라도,
조금씩만 더,
예수님을 닮아가고 싶다.
예수쟁이의 입버릇이 아니라,
나름대로의 고난 끝의 절규로,
나... 예수님을 좀 닮아가고 싶다.
예수님 처럼 사랑하고 섬기고 나 자신을 낮출 수 있었으면 좋겠다.
그럴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.
오늘,
이런 주일이다.
In Christ Alone


